[드로잉]

손잡이 말고 손잡이 안쪽 빈 공간을 그려 보면 생기는 일

2026.10.24.
NACHIVE
(나카이브)
LIFE ARCHIVE

빈 공간의 높이·폭·위치를 관찰해 대상의 경계를 다른 방향에서 확인합니다.

컵 손잡이를 그릴 때마다 어딘가 뚱뚱해 보입니다. 이번에는 손잡이의 바깥선을 잠시 두고, 안쪽으로 보이는 빈 공간의 모양을 그려볼까요? 빈 곳의 높이와 폭을 비교하면 주변 선이 놓일 위치도 다시 살펴볼 수 있어요.

Ⅰ빈 공간도 그릴 수 있는 모양이에요

컵 손잡이 안쪽에는 배경이 보이는 공간이 있습니다. 손잡이 자체와는 반대편에 있는 모양이지요. 의자 다리 사이, 가위 고리 안쪽, 화분 잎 사이에서도 이런 빈 형태를 찾을 수 있어요. 바깥 대상과 맞닿은 경계가 있으므로 따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브라운대학교의 네거티브 스페이스 드로잉 과제는 의자 자체 대신 의자가 아닌 공간을 그리도록 제안합니다. 익숙한 사물에 대한 생각보다 눈앞의 특정 모양을 살피게 하려는 연습이에요. 이 방법이 언제나 더 정확한 그림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Ⅱ대상만 봐야 한다는 연습자

가상의 입문자는 “컵을 그리는데 왜 컵이 아닌 곳을 보느냐”고 묻습니다. 사물의 윤곽과 구조를 익히자는 기준은 타당해요. 하지만 기억 속 손잡이 모양을 반복해 그리고 있다면 시선을 바꿔 확인할 지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Ⅲ빈 공간만 보면 된다는 연습자

다른 입문자는 “빈 곳을 그리면 모든 비례가 해결되겠다”고 말합니다. 연습에 찬성하는 이유가 있어도 전체 구조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은 지나칩니다. 빈 공간의 관찰과 대상의 관찰을 서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함께 써보세요.

Ⅳ자리를 정하고 구멍의 높이와 폭부터 봐요

고개를 움직이면 손잡이 안쪽 모양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컵과 의자를 놓고 보는 자리를 정하세요. 한 시점에서 시작한 모양에 다른 시점의 폭을 섞으면 무엇을 비교하는지 흐려져요.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자리면 됩니다.

  1. 손잡이 안쪽의 가장 높은 점과 낮은 점을 찾아요.

  2. 가장 넓은 부분이 어느 높이에 있는지 봐요.

  3. 빈 공간의 높이와 폭 관계를 가볍게 표시해요.

  4. 둥근 곳과 각져 보이는 곳을 이어봐요.

  5. 그 경계 주변에 손잡이의 두께를 더해요.

초보자는 손잡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고 둥근 고리를 그리기 쉽습니다. 익숙한 점검 방식은 눈앞의 빈 곳이 정말 둥근지, 한쪽이 눌렸는지 살피는 거예요.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넓은 위치를 짚어주면 배우는 사람은 그 높이에만 작은 표시를 해볼 수 있습니다.

Ⅴ검게 채우지 않고 윤곽만 잡아도 돼요

빈 공간을 그린다고 꼭 색칠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양을 옅은 선으로 잡거나 주변과 구별되는 표시만 남겨도 돼요. 나중에 손잡이를 붙였을 때 안쪽 공간이 너무 좁아지지 않았는지 비교합니다. 빈 곳을 닫는 선이 곧 대상의 경계가 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Ⅵ한 공간에서 전체 관계로 넓혀봐요

손잡이 안쪽 모양을 그렸다면 컵 몸통과의 위치를 봅니다. 모양만 닮았어도 몸통에 붙는 위치가 높거나 낮으면 전체가 달라 보일 수 있어요. 빈 공간 하나를 완성했다고 나머지 관계가 자동으로 맞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Ⅶ배경의 큰 빈 곳도 비교해요

의자를 그린다면 등받이 사이뿐 아니라 종이 가장자리와 의자 사이의 공간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위트니미술관의 교육 활동도 대상 주변의 빈 공간을 관찰하는 연습을 제안합니다. 작은 구멍에서 배운 시선이 화면의 큰 배치를 확인하는 데 이어질 수 있어요.

교본에서는 ‘대상을 정확히 보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무엇부터 볼지가 막막하지요. 빈 공간은 그 관찰을 시작할 한 단위가 됩니다. 다만 복잡한 대상을 처음부터 전부 잘게 나누려 하지 말고, 가장 쉽게 구별되는 공간 하나만 골라보세요.

Ⅷ같은 대상의 두 그림을 나란히 놓아요

먼저 평소처럼 손잡이를 그리고, 다른 작은 칸에는 안쪽 빈 모양부터 그려봅니다. 같은 자리에서 봐야 비교가 쉬워요. 수정 전후에 빈 공간의 높이·폭과 붙는 위치 중 한 항목이 관찰 대상과 더 가까워졌는지 확인합니다.

가상의 실패 버전은 안쪽 구멍을 기억대로 동그랗게 만든 그림이고, 개선 버전은 실제로 보이는 비대칭과 기울기를 확인한 그림입니다. 회의적인 사람은 “돌아 그리는 것뿐 아닌가?”라고 물을 수 있어요. 다른 시선을 믿는 사람은 평소 놓친 관계가 드러났는지 두 결과로 답해볼 수 있겠지요.

차이가 없거나 더 어려워졌다면 그 사실을 적어도 됩니다. 이상은 관찰 방법 하나로 바로 정확해지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선을 잘 그리는 문제인지, 자리가 움직인 것인지 다른 조건도 살펴봅니다.

Ⅸ특별한 도구보다 같은 시점이 먼저예요

비용을 아끼는 사람은 가진 컵과 종이로, 완성 품질을 보는 사람은 최종 구도 안에서 공간 관계까지 점검할 수 있어요. 서두르는 사람은 구멍 하나만 그리고, 꼼꼼한 사람은 주변 배치도 비교합니다. 가위나 의자는 움직이지 않게 놓고, 연습 중 도구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전에 손잡이를 기호처럼 그렸다면 지금은 오늘 이 각도에서 보이는 모양을 적어보는 겁니다. 컵은 그대로인데 관찰 질문이 바뀌는 것이지요. 오늘의 주인공은 손잡이가 아니라 그 안으로 보이는 작은 빈자리여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