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코트를 처음 보면 테니스장을 실내로 옮겨 놓은 것 같다가도 금세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네트가 없고, 선수들이 같은 앞벽을 향한다. 스쿼시는 상대에게 공을 넘기는 대신 벽을 맞힌 공이 어떻게 돌아올지 읽는 운동이다. 비슷한 라켓을 쓴다고 움직임까지 같지는 않다.
특히 좁은 공간을 두 사람이 공유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공의 경로를 맞히는 기술만큼 상대의 위치와 스윙 공간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테니스에서 공을 잘 쳤던 사람도 이 부분은 새로 익혀야 한다.
Ⅰ테니스에서는 네트를 넘기고, 스쿼시에서는 앞벽을 맞힌다
테니스는 네트 너머 상대 코트로 공을 보내고, 상대가 다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스쿼시 단식에서는 두 선수가 같은 공간에 서서 앞벽을 이용해 공을 주고받는다. 공이 벽에 닿아 방향을 바꾸므로 눈은 라켓만이 아니라 벽과 바닥의 관계도 쫓는다.
스쿼시에서 공은 상황에 따라 옆벽이나 뒷벽을 거치기도 한다. 그러나 벽에 몇 번 맞든 무조건 유효하다는 뜻은 아니다. 앞벽의 유효한 구역을 맞혀야 하고, 바닥에 두 번 튀기 전에 공을 처리해야 하는 등 정해진 경기 규칙이 있다. 처음에는 정식 득점보다 공이 어디로 되돌아오는지부터 익히는 편이 쉽다.
Ⅱ벽에 비스듬히 맞힌 공은 생각보다 다른 곳으로 온다
정면에서 벽을 바라보며 공을 치면 돌아오는 길을 비교적 예상하기 쉽다. 그런데 각도가 비스듬해지거나 공에 회전이 걸리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속도, 벽 접촉 위치, 바닥에 닿는 순서가 얽힌다. 완벽한 반사각 계산보다 실제 공을 천천히 보며 감각을 얻는 편이 좋다.
초보자는 벽의 한 지점을 정해 가벼운 공이 닿고 돌아오는 방향을 지도자와 함께 관찰해 볼 수 있다. 구질이 안정되기 전에는 힘껏 때리는 것보다 공을 추적하고 라켓을 제때 준비하는 연습이 더 안전하다.
Ⅲ공을 보는 곳뿐 아니라 서 있는 곳도 바뀐다
테니스에서 상대는 보통 네트 반대편에 있다. 스쿼시에서는 두 선수가 같은 코트 안에 있고 서로의 공을 처리하기 위해 이동한다. 내가 공을 친 다음에도 상대가 안전하게 접근할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공을 잘 보냈다는 기쁨에 그 자리에 서 있으면 다음 선수가 공을 치러 들어오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스쿼시는 타격 후 회복 위치와 통로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경기가 빠르면 발보다 눈이 먼저 길을 찾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Ⅳ서로의 라켓이 닿지 않는 거리가 우선이다
상대가 가까이 있을 때 무리하게 스윙하지 않는다. 위험이 느껴지면 동작을 멈추고 심판이나 지도자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실제 경기에서는 상대 방해와 안전에 관한 렛(let), 스트로크(stroke) 등 판정 규칙이 적용되지만, 초보자는 판정 점수보다 안전하게 중단하는 습관부터 배운다.
공을 향해 무작정 돌진하지 말고 상대의 위치를 먼저 살핀다. 뒤를 보지 않은 채 큰 백스윙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보호 안경 착용, 경기장 규칙 확인, 적절한 신발 선택은 첫 수업 전에 챙길 부분이다.
Ⅴ스쿼시의 첫 수업은 힘이 아니라 공간 감각으로 시작한다
라켓을 처음 잡으면 공을 세게 보내고 싶다. 그런데 좁은 코트에서는 강한 타구가 곧바로 빠르게 되돌아오고, 다른 선수와 충돌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느린 속도로 공의 궤적과 벽의 특징을 익히는 편이 합리적이다.
Ⅵ혼자 상상해 볼 수 있는 공의 길
종이에 네모난 코트를 그린 뒤 앞벽과 옆벽을 표시해 보자. 공을 앞벽 정면으로 보낼 때와 옆벽을 거쳐 보낼 때 돌아올 지점을 예상한다. 그런 다음 두 선수가 어디에 서 있으면 통행이 막히는지도 표시한다. 이 종이 연습이 실제 경기의 모든 변수를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벽을 생각하는 첫 단서가 된다.
실제 스쿼시 공은 차갑거나 덜 예열된 상태에서 반발 특성이 다를 수 있다. 초보자는 시설에서 제공하는 수준별 공과 지도자의 설명을 따르자. 공이나 라켓 종류를 혼자 바꾸는 일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연습이 먼저다.
Ⅶ테니스 경험은 도움이 되지만 자동 번역되지는 않는다
테니스에서 배운 공 집중, 균형 잡기, 준비 자세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발을 움직이는 거리, 타격 후 돌아갈 자리, 상대와 공간을 공유하는 방법은 달라진다. 예전에 라켓 운동을 했다고 곧바로 빠른 랠리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
스쿼시가 테니스보다 무조건 어렵다거나 쉽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운동 경험, 사용하는 공, 강도, 공간 익숙함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종목에 이미 있는 감각과 새로 배워야 할 규칙을 구별하는 것이다.
벽을 향해 공을 치는 순간, 상대는 벽 너머가 아니라 내 뒤나 옆에 있을 수 있다. 스쿼시에서는 멋진 한 방보다 서로 안전하게 다음 공을 칠 수 있도록 길을 남기는 동작이 먼저다. 벽은 되돌려주지만, 사람은 배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