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장면이다. 비 오는 아침, 우산을 접은 사람이 젖은 우산을 비닐에 넣으려다 입구를 찾느라 한참 뒤적인다. 옆 사람은 그냥 우산을 손에 들고 들어간다. 별일 아닌 듯 지나가는 순간에도 ‘귀찮지만 늘 이렇게 한다’는 행동이 숨어 있다.

발명부터 생각하는 사람“우산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사업이 되지 않을까?”

불편부터 살피는 사람“먼저 누가 언제 젖은 우산 때문에 곤란해지는지 보자.”

01불편은 물건의 결함만 뜻하지 않는다

불편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일 수도 있고, 시간이 새는 일일 수도 있다. 설명을 몇 번씩 다시 해야 하거나, 원하는 정보를 찾는 순서가 복잡한 것도 불편이다. 그래서 ‘무엇을 발명할까?’보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멈추는가?’가 초보자에게 더 쓸모 있는 질문이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사람들이 이미 쓰는 임시방편이다. 파일 이름에 날짜를 붙이고 또 별도 표에 적거나, 주문 내용을 여러 메신저에 복사해 두는 식이다. 귀찮음을 없애려고 만든 요령이 오히려 일을 하나 더 만들었다면 살펴볼 만하다. 다만 임시방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이 새 서비스에 돈을 낸다는 뜻은 아니다.

02‘좋아 보이는 문제’를 네 칸으로 적어보자

01 · 상황막힌 순간
02 · 현재 대처지금 쓰는 방법
03 · 치른 비용시간·돈·수고
04 · 확인 질문최근 실제 경험
  1. 상황: 누가, 언제, 어떤 일을 하다가 막혔는가?
  2. 현재 대처: 지금은 무엇으로 해결하거나 참고 넘어가는가?
  3. 치른 비용: 시간, 돈, 실수, 수고 가운데 무엇이 들었는가?
  4. 확인 질문: 당사자에게 최근 실제 경험을 무엇부터 물어볼 것인가?

예컨대 ‘소상공인의 재고 관리가 어렵다’는 말은 크고 흐릿하다.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마감 때 온라인 주문 수량과 수기 장부를 다시 대조한다’고 쓰면 장면이 보인다. 여기까지도 사실 확인을 마친 주장은 아니다. 실제 운영자에게 이 일이 얼마나 자주 생기는지, 기존 도구로는 무엇이 해결되지 않는지 들어봐야 한다.

종이 기록과 휴대전화 내용을 대조하는 작은 가게 운영자의 손
현재 쓰는 도구와 반복 작업을 살피면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적을 수 있다.

상황, 현재 대처, 치른 비용, 확인 질문을 적고 실제로 겪는 사람에게 확인한다.

03불편을 들을 때는 미래의 칭찬보다지난 행동을 묻자

‘이런 앱이 있으면 쓰실래요?’라고 물으면 친절한 대답을 얻기 쉽다. 대신 ‘마지막으로 그 일을 처리한 때가 언제였나요? 그때는 무엇을 했나요?’라고 물어보자. 상대가 실제로 겪은 상황과 현재 해결책을 확인하기 좋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I-Corps 안내 역시 잠재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시장에 관한 가정을 검토한다.

초보자는 듣자마자 해결책을 발표하기 쉽다. 상대가 ‘매번 늦어요’라고 했는데 곧바로 ‘그럼 알림 앱을 만들게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무엇이 늦는지, 기존 알림은 없는지, 늦어서 실제 손해가 있었는지를 듣기 전에는 알림이 답인지 알 수 없다. 고객의 문장을 창업자의 기획서에 맞게 고쳐 쓰지 않는 편이 좋다.

04발견한 불편에도 거절할 이유가 있다

불편이 반복되어도 이미 충분히 싼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 겪는 사람은 많아도 문제를 해결할 권한이 다른 사람에게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불편은 드물지만 한 번 생기면 치르는 비용이 클 수도 있다. 그래서 빈도, 심각성, 현재 대안, 비용을 내는 사람을 따로 살펴야 한다. 미국 중소기업청의 시장조사 안내도 수요, 비슷한 선택지, 가격을 확인할 질문으로 제시한다.

온라인 후기나 주변 대화는 출발점으로 쓸 만하다. 그러나 몇 개의 불평만 보고 시장 전체가 같은 문제를 겪는다고 결론 내리면 곤란하다. 같은 불편을 겪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서로 다른 사람의 최근 경험을 들어보자. 불편이 없다는 답도 쓸모가 있다. 만들기 전에 방향을 바꿀 기회이기 때문이다.

오늘 필요한 것은 사업 이름이나 로고가 아니다. 반복되는 불편 하나를 상황, 현재 대처, 치른 비용, 확인할 질문으로 적는 일이다. 그 메모는 아직 사업계획서가 아니다. 대신 다음에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 알려준다.

다음에는 발견한 문제에 누가 실제로 시간이나 돈을 쓸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보자.

05Q&A자주 떠오르는 질문

불편을 어디서 찾을까?

사람들이 이미 쓰는 임시방편과 반복되는 수고를 살펴본다.

불편을 발견하면 바로 제품을 만들까?

먼저 누가 어떤 상황에서 겪는지, 현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확인한다.